건물 구조의 관심 있는 건축공학도로써 한 번쯤은 읽어 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읽게 되었다. 건물 구조에 한정해서 구조를 설명하기보다는, 생명체, 유체 등 다양한 분야의 구조가 담겨있다. 굉장히 오래된 책이지만 '클래식은 영원하다'라는 말처럼 오늘날에도 극찬을 받는 책이다. 무작정 수학 공식과 물리 법칙이 담긴 책은 아니다. 여러 가지 예시와 실제 데이터를 통해 구조를 분석한다. 오늘날의 자주 사용되는 재료나 구조가 왜 발전해 왔는지 흐름을 알 수 있는 책이다. 단순히 줄거리를 작성하기보다는, 인상 깊게 읽은 내용을 나만의 언어로 쉽게 풀어쓴 글이다.
1. 탄성체. 탄성력. Elastic.
구조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법칙. '훅의 법칙'이다. 어떠한 고체인 탄성체는 하중을 받으면 탄성적으로 모양이 변형된다. 압축력을 받는다면 평행한 방향의 길이가 짧아지고, 인장력을 받는다면 길어진다. 이때, 탄성체는 모양이 변형될 시, 그 변형을 회복하려는 성질 (회복탄력성)을 갖는다. 이 회복하려는 성질에 의해서 탄성체는 하중에 맞서는 힘을 갖게 된다.
stress = load / area. (응력 = 하중 / 넓이). 힘을 넓이로 나누는 측면에서 액체의 압력 (힘 / 면적) 을 구하는 방법과 유사하다. 다만 차이점은, 액체에서는 3차원 축 모든 방향으로 압력이 작용하지만, 응력은 하중이 가해지는 한 방향으로만 작용한다.
구조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두번째 법칙. Young's Modulus (영의 계수). 영의 법칙이다. E = s / e. 여기서 E는 영의 계수, s는 응력, e는 변형률 (strain)이다. E는 stiffness (강성)을 의미한다. 강성이란 물체의 단단한 정도를 뜻한다. 여기서 헷갈리는 개념이 strength (강도)이다. 강도는 물체가 부서질 정도의 힘을 의미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면
강도 Strength | vs | 강성 Stiffness (영의 계수) |
낮음 | 비스킷 | 높음 |
높음 | 철 | 높음 |
높음 | 나일론 스타킹 | 낮음 |
2. 인장력의 집중과 파괴
처음 배우는 개념이기도 하고 영어 단어 해석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재료의 크랙이 있을 때, 예를 들어 나사 못을 박을 원형 구멍, 응력은 크랙 주위에서 더 커진다. 그 원인은 응력의 경로가 크랙 주위에서 재료의 길이가 변하는 정도에 의해서 정해져서이다. 따라서 크랙뿐만이 아니라, 변형률 차이가 심한 재료를 합쳐 놓는다면 응력의 집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재료의 파괴를 볼 때는 강도를 보는 게 아니라 재료의 변형에너지를 봐야 한다. 참고로 이 에너지는 응력-변형률 곡선 아래 면적이 된다. 예를 들어, 취성인 물체를 생각해 보면, 강도가 작은 게 아니라 변형에너지가 작다. 반대로 고무, 스프링 같이 연성인 재료는 큰 변형에너지를 갖는다. 일정한 인장력을 받고 있는 재료에 크랙이 생겨서 재료가 벌어졌을 때, 두 가지 에너지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첫 번째는 재료가 인장력으로 갖게 된 변형에너지이고, 두 번째는 표면에너지이다. 재료가 벌어지면서 원래 갖고 있는 변형에너지가 표면에너지로 전환된다. 따라서, 가지고 있는 변형에너지가 많을수록 표면에너지로 전환되는 에너지 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크랙이 더 벌어지기 쉽다. 당연한 말이다! 변형에너지는 물체가 변형을 많이 할수록 커지는데, 팽팽하게 당겨진 밧줄은 헐렁한 밧줄보다 더 끊어지기 쉽다.
앞서 말한 두 에너지를 합한 총 에너지의 그래프 형태는 아래와 같다.
위 그래프에서 포물선이 극댓값에 도달하기 전 구간에서는 크랙이 안정적이고 도달한 후 구간에서는 크랙이 불안정하다. 재료 역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중요한 내용이겠지만 건축 공학을 배우는 나는 자세히 알아보지는 않았다. Inglis, Griffith 등 전문적인 내용도 다루기에 기초를 잡기에 좋다.
3. 철
책에는 철에 대해 따로 다루지는 않지만 책을 읽으면서 철이 얼마나 좋은 재료인지 알게 되었다. 철은 인장 강도(strength)도 높고, 강성(stiffness) 도 높고, 좋은 연성(ductile)을 갖는 재료이다. 심지어 값도 싸다! 연성은 재료의 항복 후 파괴되지 않고 변형, 길게 늘어나는 성질이다. 연성이 좋아야 재료의 변형을 보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연성이 낮은 취성 재료는 파괴되기 전에 변형이 없어서 사고를 예방하기 힘들다. 철은 이 연성 덕분에 재료의 항복 이후에도 주욱 늘어나면서 파괴하는데, 이를 네킹(necking)이라 부른다.
기본적으로 인장력이 높은 철에 탄소를 첨가하여 인장력을 더 높인 고장력철이 있다. 인장력이 높다고 해서 건물에 고장력철을 무조건적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 철의 인장력을 높이면 철의 인성(toughness)은 낮아진다. 인성은 재료가 변형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인성이 높아야 연성을 갖는데 인성이 낮아짐으로써 연성이 낮아진다. 철의 쓰임에 따라 어떤 종류의 철을 쓸지 잘 생각해야 한다.
4. 압축력
이제까지는 인장력에 대해서만 나왔는데 이번에는 압축력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기본적으로 압축력을 받는 구조는 인장력을 받는 구조보다 더 만들기 쉽다. 실제로 석조 건물이 받는 압축 강도는 재료가 부서지는 압축 강도보다 꽤 약하다. 석조 건물이 무너질 때는 재료가 견딜 수 있는 강도가 약해서가 아니라 균형이 어긋나서 무너진다.
기둥이나 벽은 기본적으로 압축력을 받는다. 벽을 이루는 벽돌이 압축 강도를 못 견디고 무너질 수도 있지만. 균형을 이루지 못해서 무너질 때가 많다. 균형을 이루는지에 대한 여부를 판단할 때 우리는 압축력의 추력선을 그린다. 간단히 말하면 압축력이 흐르는 경로를 그려서 그 경로가 구조체 (기둥이나 벽) 안에서 움직이는지 확인한다. 만약에 구조체를 벗어나는 경로를 그리면 그 구조체는 균형을 잃고 넘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압축력의 추력선을 그리는 방식은 아치, 댐 등 압축력을 받는 구조체라면 동일하게 쓰인다.
돌을 이용한 아치는 압축력을 받는 구조체이다. 하나 더 높고 긴 구조체를 만드는 데에는 적당하지 않아서 인장력을 받는 케이블을 이용한 현수교가 생겼다. 현수교가 받는 인장력은 아치가 받는 압축력과 거꾸로 뒤집으면 동일하다. 한데 케이블을 사용한 다리는 기차가 지나가기에는 유연성이 너무 컸다. 그래서 나온 다리가 '묶인 아치 교량'이다. 여기서 글로 설명하기에는 내용이 어려워서 책을 읽거나 검색해 보자!
5. 보
보 (Beam) 은 건물에서 수평적인 요소를 담당한다. 우리가 밝고 있는 바닥, 천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보에는 대표적으로 2가지 유형이 있는데, 첫 번째, 캔틸레버 유형, 두번째, 단순지지 유형이다. 캔틸래버 2개를 합친 게 단순지지 유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보에 대해 심화적인 내용을 다루기 전에 트러스를 먼저 보자.
트러스는 회전 모멘트 없이 압축력, 인장력 두 종류의 힘만 받는 구조체이다. 트러스의 종류 중에, 격자 트러스는 보와 하중을 다루는 방식이 유사하다. 격자 트러스는 구조가 짧게 짧게 나눠져 있고 보는 연속적으로 이어진 구조여서 힘이 이어지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조금 더 쉬운 트러스의 구조를 먼저 보고 보로 넘어간다.
1, 3, 5, 7 : 직접적으로 수직 하중 w를 버티는 부분.
2, 4, 6, 8 : 간접적으로 수직 하중 w를 버티는 부분.
여기서 모순적인 부분은, 직접 부재 1,3,5,7 은 버티는 응력의 크기가 비슷한데, 간접 부재 2,4,6,8 은 안쪽 부재인 2, 4가 더 크다.
여기서 수평적으로 부재를 더 추가해서 트러스를 늘린다고 해도 기본적인 구조체의 응력의 흐름은 동일하다. 대각선 부재들 1, 3, 5, 7은 교대로 인장력, 압축력, 인장력, 압축력을 받는다. 이 부분을 생각하면서 보로 넘어간다.
위의 트러스를 연속적인 그리드화를 시켜서 보로 가져온다. 트러스에서와 마찬가지로 인장력, 압축력이 대각 방향(45도)으로 작용하고, 밑에 I 형 단면 보를 보면 위와 아래는 트러스에서 2,4,6,8 역할을 하고, 중간에 새로로 긴 부분은 1,3,5,7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보가 수직하중을 받아서 생기는 대각 방향의 인장력, 압축력의 교차된 힘을 전단력이라고 부른다.
5. 전단력
전단력도 인장력, 압축력과 마찬가지로 응력-변형률 그래프를 그릴 수 있고, 전단 계수 G를 갖는다. 탄성 범위 내에서는
전단 응력 = 전단 변형률 x G이다. 전단 변형률의 단위는 (rad) 라디안이다. 얼마나 비틀렸는지 정도를 본다.
G 가 높을수록 같은 전단력을 받더라도 변형이 적다. 예를 들어, 종이처럼 잘 찢어지는 물체가 있다. 반대의 경우로, G가 낮은 물체는 일반 섬유 옷이 있다. 섬유 옷은 분명 종이보다는 질긴 재료이다.
책에서는 조금 더 다양한 예시와 구체적인 설명(압축력을 받을 때, 인장력을 받을 때, 회전 모멘트를 받을 때)이 있다.
6. 압축력의 집중과 파괴
앞서 인장력의 집중과 파괴에 대해서 다룬 부분과 비슷하다. 압축력도 구멍이 있다면 그 주위로 응력 집중화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나무 기둥에서 안 쓰는 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못을 빼게 되면 구멍이 생기기에, 굳이 빼지 않아야 한다. 다음으로, 인장력은 재료에 크랙이 있을 때, 변형에너지가 표면에너지로 변환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크랙의 안정성을 판별한다. 압축력도 파괴가 이루어지는 형태는 다르지만 변형에너지가 표면에너지를 다루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압축력으로 인해 재료가 파괴되면, 재료는 구겨지고 주름이 생긴다. 구겨지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변형에너지가 만족한다면 재료가 파괴되고, 구겨지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가 더 크다면 재료는 파괴되지 않는다.
기둥처럼 긴 부재가 압축력으로 인해 파괴될 때 '좌굴' (buckling)이라는 특이한 변형을 한다. 분명 받는 힘은 축방향 압축력인데, 변형은 횡방향으로 일어난다. 좌굴은 재료의 단면 2차 모멘트가 클수록 적게 일어난다. 따라서 좌굴을 막기 위해서는 널찍한 기둥을 쓰는 게 용이하다. (상식적으로도 그렇지 않은가??)
7. 마무리
책에 나와 있는 여러 내용을 쓰긴 했지만 띄엄 띄엄 다루다 보니 이해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책을 사기 전에 참고 자료로 보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냥 내가 보려고 쓴 부분도 있다. ) 영어로 돼있고, 오래된 책이어서 현재의 용어와 맞지 않는 점도 있지만 수학적인 공식보다는 구조가 어떻게 이루어졌고 어떤 역사를 갖고 흘러 왔는지를 재밌게 다룬 책이다. 영어 공부도 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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