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공학과 학생으로서 특히 건물 구조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이 책의 제목은 흥미를 유발했다. 우리는 건물 구조에 대해서 배울 때 잘 버티고, 잘 유지되고 있는 건물 구조를 보면서 배우지 않는다. 무너지고, 흔들리고, 쓰러진 건물들이 왜 쓰러졌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일을 반복 안 할 수 있는지 배운다. 이 책은 그런 내용을 훌륭하게 담고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내가 인상 깊게 봤던 단어들은 Redundancy(중복, 여분), Law of Minimum Energy(Law of nature's laziness)(최소 에너지의 원리), Damping System(감쇠 시스템), Equalibirium(평형), Oscillation(진동)이다. 이 단어들 위주로 인상 깊었던 내용들을 적어본다.
Redundancy (중복, 여분). 가장 인상 깊었다. 사전적 의미로는 중복; 여분의 라는 뜻을 갖고 있는 이 단어는 건물 구조에서 과도하게, 넉넉하게 구조 설계를 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한다. 쉬운 예시로, 나란히 있는 세 개의 기둥들 중에 가운데 기둥에 손상이 가서 무너졌다고 할 때 남아있는 2개의 기둥이 추가된 하중을 버틸 수 있냐의 문제다. 적어도 구조가 폭삭 무너지기 전까지의 시간은 벌어줘야 하지 않을까?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분야인만큼 정확한 계산과 판단이 필요하다!
Law of Minimum Energy (최소 에너지의 원리). 기둥, 보, 바닥에 작은 틈이 발생했을 때. 건물 하중은 놓치지 않는다. 자연의 법칙은 게을러서 건물이 무너질 때도 가장 편한 방식으로 무너진다. 그래서 작은 틈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넓혀나간다. 외부와 닿아있는 건물 벽면에 붙어있는 대리석을 못으로 고정했다고 하자. 한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한국의 여름이 얼마나 더운지 알 수 있다. 한여름에 가열된 대리석은 열팽창을 하게 되고 결국 고정되어 있는 못이 정해준 간격보다 더 넓어지려고 한다. 자연은 이 조그마한 틈도 놓치지 않는다. 자칫하면 대리석이 떨어져 길가에 사람에 떨어질 수도 있기에 조그만 틈도 놓쳐서는 안 된다.
Damping System(감쇠 시스템) Equalibirum(평형) Oscillation(진동) 3가지는 전부 연관이 있다. 건물 구조는 결국 중력에 맞서서 건물의 평형, 균형을 맞추는 시스템이다. 이때 아주 높은 건물, 예를 들어 63 빌딩을 상상하면, 거센 바람이 불면 땅에서 먼 쪽이 먼저 흔들린다. 건물 내부에 감쇠 시스템이 진동을 멈춰주고 건물은 다시 평형을 이룬다. 진동의 원인은 꽤 다양한데 지진, 바람, 사람 등 다양한 조건을 생각해서 알맞은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끝으로, 건물 구조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수학적인 내용은 배제하고 개념적으로 예시를 들며 재밌게 설명하였고 전문적인 영어 단어 몇 가지 나오기는 하지만 영어 공부도 할 겸 괜찮다고 생각한다. ㅎㅎㅎ
사람이 사는 구조물은 날씨, 땅, 바람, 등등 자연적인 부분과 사람의 활동 영역 등 어떠한 방식으로 사용되는지에 따라 적절한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하기에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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